2013년 6월 7일 금요일
공직자가 인터뷰를 거절하면 어떻게 할까
최승호 피디가 페이스북에 쓴 글. 좋은 글이어서 기록삼아 올려둔다.
미국 CBS의 60minutes를 보다가 놀라운 장면을 본다. 6ominutes의 대기자 Steve Croft가 한 지방검사를 거리에서 기습 인터뷰(ambush interview)하는 장면이다. Croft가 추적하던 사건 담당검사인데 인터뷰요청을 거절하자 길거리에서 그를 따라가 인터뷰를 한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탐사보도에서 공무원이나 책임있는 취재대상이 인터뷰를 거부하면 길거리에서건 어디건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공무원들을 비롯한 취재원들은 너무나 태연히 인터뷰를 거부하지만 한국의 언론인들은 너무 말랑말랑하다. 취재를 거부하면 그냥 피해가거나 고작 거부했다고 쓰는 게 다반사다. 더구나 나이 든 고참 언론인들은 거의 이런 공세적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기 힘든다. 점잖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Steve Croft는 68세의 대기자다. 오바마대통령과 미셸 오바마와 자주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다. 그가 지방검사를 인터뷰하기 위해서는 아마 주변에서 오래 기다렸을 것이다. 언제 그가 거리에 나타날지 알 수 없으니까. 대통령을 일상적으로 인터뷰하는 대기자가 한 지방검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차 안에 쭈그리고 앉아 이제나 저제나 나타나길 기다리는 모습. 그것이 진짜 언론인의 모습이다.
언론 선진국에서는 언론인들이 공직자나 책임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습 인터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한국의 공직자들은 이런 인터뷰를 예의 없다고 간주한다. 2011년 1월에 이명박정부의 낙하산 실태를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가 전체 공공기관을 분석한 결과 코레일이 가장 많은 낙하산을 받았다. 그래서 허준영 당시 코레일사장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거부했다. 당연히 서울역에서 기다렸다가 허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시도했다. 허준영사장은 낙하산이 아니라며 변명을 하더니 나중에는 예의가 없다며 꼬투리를 잡았다. 정말 화가 난 표정이었고 어투였다. 경찰청장 출신이라 그런지 남다른 포스였다.
허준영씨만큼은 아니지만 인터뷰를 거부해놓고 찾아가면 예의없다며 타박하는 공직자는 많다. 얼마 전 만난 이명박 대통령도 기분이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 아마도 기습 인터뷰를 가장 열심히 하는 언론이 뉴스타파일 것이다. 뉴스타파가 좋아서 기습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다. 그만큼 우리 공직자들이 일상적으로 인터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책임있는 공직자가 답변을 거부하면 언론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다음에 갑자기 나를 만나는 공직자들은 예의 없다고 생각하지 않기 바란다. 아래 사진이 스티브 크로프트.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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